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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M의 눈으로 본 픽사 애니메이션의 끝없는 치밀함

김영욱

좋은 PM은 끝없는 치밀함이 곧 제품의 품질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은 45개의 다른 버전이 있다.

2015년에 나온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은 많은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크게 사랑받은 애니메이션이면서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큰 울림을 만들었습니다. 주인공 라일리의 뇌 안의 ‘감정’들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는데, 삶의 상황에 알맞은 감정이 기억을 만들고 그중에 특별한 기억인 ‘핵심 기억’도 만들어지며, 그것이 모여 성격을 형성한다는 이야기로 전개가 됩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영화 내용보다는 픽사가 그 영화 내용을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는지 그 과정의 증거를 보며, 소프트웨어 프로덕트/서비스의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첫 번째 예는 아래의 그림입니다. 라일리의 아빠가 아기 라일리에게 채소를 먹이는 장면인데, 아빠가 라일리에게 먹이는 채소가 인터내셔널 버전과 일본어 버전이 다릅니다.

 

왼쪽의 인터내셔널 버전은 채소로 브로콜리를 선택합니다.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팀은 세계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을 만한 채소로 브로콜리만 한 것이 없다는 초기 판단을 합니다. 하지만 스크립트 리뷰 과정에서 이런 가정은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 사실임을 알게 됩니다. 당시 픽사의 최고 프로듀서인 피트 닥터는 “우리 영화의 내용이 경우에 따라 다른 나라에서는 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배웠다”라고 말했습니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일본의 어린이들은 브로콜리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한다는 리뷰 결과를 받고 이 부분을 수정합니다. 수정된 일본어 버전에서는 같은 장면에 브로콜리가 아닌 녹색 파프리카가 등장합니다. 만약 한국 어린이들을 조사했다면 어떤 채소를 선택했을까요? 궁금해지는 지점입니다.

 

“We learned that some of our content wouldn’t make sense in other countries"

Pete Doctor, Chief creative officer of Pixar

 

위의 예를 혹시 미국 영어 버전이 오리지널이니, ‘미국 버전 = 인터내셔널 버전’이 되는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에 예민한 회사이면 회사일수록, 미국 영어는 그냥 하나의 언어 이외의 어떤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이 의미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의 기술 특성일 뿐 그 언어가 가진 시장 지배력은 다르게 평가되는 게 당연하겠죠.) 그 예가 되는 장면이 ‘인사이드 아웃’에 있습니다.

 

위의 장면은 라일리의 아빠가 저녁 식탁에서 샌프란시스코에 이사 오기 전에 살았던 미네소타를 추억하면서 행복한 기억을 갖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 버전에서는 아이스하키인데, 인터내셔널 버전에서는 축구로 바뀌었을까요? 국제적으로는 아무렴 아이스하키보다는 축구가 남자들의 추억을 일반화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미네소타에서는 다릅니다. 제가 구글링을 해 보았습니다.

미네소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얼음이 언 호수에서 하는 아이스하키였던 것입니다. 저 아이스하키 장면은 미국, 캐나다, 러시아에서만 쓰인 장면입니다. 오늘의 주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인사이드 아웃에서 나온 최고의 ‘글로벌라이제이션’ 장면을 소개합니다. 라일리의 어릴 적 상상 속 친구 빙봉을 기억하시나요?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고, 기억 속에서 라일리의 기쁨이와 슬픔이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그들이 핵심 기억으로 접근할 때 ‘위험 D-A-N-G-E-R’이란 표지판을 코끼리가 코로 글자판을 한 글자씩 이동하면서 읽습니다. 밑의 3개 화면 예를 들어봅니다.

 

맨 왼쪽과 가운데 그림의 차이는 표지판이 영어와 프랑스어로 표시된 것이 다름을 나타내 줍니다. 그런데, 세 번째 그림은 표지판의 내용이 이스라엘에서 사용하는 히브리어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영화의 백미가 나옵니다. 많은 분들이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히브리어와 중동의 아랍어는 문자를 읽는 순서가 일반 다른 언어처럼 왼쪽에서 오른쪽(L2R: Left to Right)으로 읽는 것이 아닌 그와 반대인 오른쪽에서 왼쪽(R2L: Right to Left)으로 읽게 됩니다. 영화에서 빙봉이 글자를 하나씩 읽을 때 코가 글자 한자씩 따라가면서 읽는데 히브리어와 아랍어 버전의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글자를 읽는 코의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움직입니다. 영화를 쉽게 만들려고 했다면, 표지판만 각 언어로 로컬라이즈를 하고, 언어에 따라 코로 방향을 달리해야 하는 읽는 장면을 없애거나 바꾸었을 겁니다. 그런데, 픽사는 이 장면에서 위험하다는 느낌을 최대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지를 잘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가는 선택 대신 그 장면의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살리고, 대신 국제화 기능을 구현했던 것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안다는 것 Globalization

사업이 성장 궤도에 오르면 많은 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 혹은 대응이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즉, 주 무대가 되는 로컬마켓에서 어느 정도의 수요가 충족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시장을 넓히기 위해서 다른 국가의 시장에 해당 제품을 진출시키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도 아주 오래된 사업 모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가 미국에서 출시될 때 얼마나 기다리면 한글판이 나올지를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죠. 매번 한글 버전은 동시 출하보다 몇 개월 혹은 몇 년의 출시가 늦어지곤 했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시간차가 발생을 했던 것일까요?

 

글로벌화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분들은 글로벌화는 해당 콘텐츠를 타깃국가의 언어로 해석/번역하면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실상을 말씀드리면, 글로벌 시장, 특정 국가, 특정 언어를 타깃으로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매우 복잡한 일입니다.

 

제가 방금 특정 국가와 특정 언어를 분리한 이유가 벌써 그 시작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언어를 여러 국가가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하나의 나라에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특정 국가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특정 언어를 규정할 수는 없습니다. 글로벌화를 이야기할 때 언어는 전체를 이루는 하나의 엔티티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구 상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는 많습니다. 하지만, 그 나라가 모두 같은 글로벌화 조건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영어와 영국의 영어는 미묘한 가운데 틀린 의미를 가진 단어가 존재합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의사소통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하지만, 도량형이나 날짜 포맷이 포함되면 완전히 다른 영역의 문화권으로 동작합니다. 미국이 달러를 쓰는 반면, 영국은 파운드를 쓰죠. 미국에선 달-일-년(mm-dd-yyyy)의 순서로 날짜를 표현하면 영국은 일-달-년(dd-mm-yyyy)을 주로 사용합니다. 캐나다의 경우엔 국가가 하나임에도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통 공용어로 사용을 합니다. 스위스의 경우엔 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를 사용하고요. 포르투갈어는 본국인 포르투갈만큼 브라질의 영향력도 큽니다.

 

여기에서도 좋은 예를 디즈니의 마블 시리즈에서 찾아보았습니다. 같은 영어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과 영국도 문화적인 차이가 많습니다. 그 예가 영화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편에 나옵니다. 영화의 초반부에 캡틴 아메리카가 본인이 알아야 할 문화 현상 리스트를 꺼내어 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리스트가 미국과 영국 버전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미국 버전에서는 드라마 ‘I love Lucy’, 애플의 스티브 잡스, 디스코 등이 문화코드라면, 영국 버전에서는 드라마 ‘셜록’, 비틀즈, 축구 월드컵, 숀 코너리 등이 등장합니다. 아마 요즘 영화였다면 한국 버전에서는 아마 기생충, BTS가 등장하지 않았을까도 상상해 봅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 요소

글로벌화를 진행하기 위해선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엔티티들을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 텍스트 스트링의 번역: 단수 복수 구별, 여성형/남성형/중성형 구분
  • 제품/서비스의 레이블: 텍스트의 길이, 줄 바꿈 원칙, 정렬(sort) 알고리즘
  • 컬러, 그래픽, 아이콘: 해당 국가에서 의미 전달이 안되거나 달라짐 (빨간색 우체통, 노란색 스쿨버스), 워드프로세서의 툴바에서 널리 사용되는 굵은 글씨(B), 기울어짐(I), 밑줄(U)을 나타내는 알파벳, 정렬을 나타내는 A-Z의 표현 모두 특정 국가나 언어 (‘Z’ 이후에도 알파벳이 존재하는 언어는 매우 많습니다.)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형상으로 인식이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한글 버전에서는 잘 번역되어 있습니다.)
  • 도량형: 길이, 무게, 천 단위/소수점 기호, 음수 값 표시
  • 시간, 날짜: 24시간/12시간 표현방법, 날짜 형식, 타임존, 일광절약 시간(서머타임)
  • 페이지 레이아웃: A4/레터 사이즈
  • 사운드: 볼륨, 문화적 이슈 (한국 휴대폰 촬영음)
  • 숫자: 화폐, 주소, 전화번호 형식 등

 

즉 언어를 번역하는 것은 특정 제품/서비스를 글로벌화한다고 생각했을 때 큰 것을 이루는 하나의 작은 가치일 뿐입니다.

 

이제는 픽사나 다른 애니메이션을 보실 때 화면에 나올 수 있는 이러한 글로벌 엔티티들에 한번 집중해 보시면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거리 매장에서 과일을 팔 때 보이는 가격표가 어떤 화폐 단위인지, 킬로그램인지, 파운드인지를 구별해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픽사의 최근 작품인 ‘소울 Soul’에 보면 뉴욕의 거리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PM, 개발자, 테스터, 디자이너로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어디에 있을까요? ‘호석이네 호호 만두’인가요? 저 역시 매우 반가운 한글 간판이긴 하지만, 우리가 이 장면을 뉴욕이 아닌, 다른 도시로 옮겨와야 할 경우를 예상하고 봐야 할 부분은 ‘전화번호 포맷’이 지역에 맞게 잘 표시되었는가? 자동차의 번호판 체계는 맞는가? 보행신호등의 색깔과 표시는 맞는가? 혹은 자동차 진행방향 (영국, 호주, 일본, 홍콩 같은 경우는 방향이 반대입니다)은 적절하게 구현되었는가 등등입니다. 생각보다 많이 복잡하죠?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I18N)

& 지역화(Localization-L10N)

글로벌화를 이야기할 때 꼭 함께 따라오는 단어가 두 가지 있습니다. 국제화를 이야기하는 인터내셔널라이제이션 혹은 짧게 I18N (첫 알파벳 ‘I’와 마지막 알파벳 ’N’사이에 18개의 알파벳이 있다고 해서 I18N이라 표시하며 ‘아이-에이틴-엔’이라고 발음합니다.)과 지역화 로컬라이제이션 (같은 원칙으로 L10N이라고 쓰며 ‘엘-텐-엔’이라고 발음합니다)이 있습니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 것일까요? 매우 큰 주제인데 오늘은 이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룰 것이 아니기에 오늘 주제가 무리 없이 이해될 만큼만 간단명료하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국제화 I18N는 제품/서비스가 추후에 어떤 시장과 환경에서 자동으로 혹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적응을 위한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를 정의하는 구성 요소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I18N은 다른 환경의 언어나 환경을 만났을 때, 원래 그 언어나 환경을 위해서 준비했듯 동작을 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준비하는 아키텍처입니다. 예를 들어, 들어 I18N이 잘 준비된 제품/서비스는 미국이나, 독일이나 한국에서 사용할 때 모두 그 나라의 위에서 열거한 시간/날짜 표시 방식, 정렬 방식, 도량형 등의 문화 특색을 존중해서 동작을 합니다. 미국에서는 날짜 형식이 mm/dd/yyyy인 반면, 한국의 경우엔 yyyy-mm-dd형식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제품/서비스가 어디에서 동작하느냐, 어떤 로케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에, 지역화 L10N는 실제로 특정 지역이나 지역에 적응하는 과정입니다. 여기에는 텍스트 및 이미지와 같은 모든 가시적 요소가 포함되어 문화에 맞게 조정되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은 언어마다 준비되는 언어팩을 예로 들 수 있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복잡하긴 합니다. 로케일 locale은 언어와 지역을 결합하여 정의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어(프랑스) fr_FR와 프랑스어(캐나다) fr_CA는 공통 언어를 공유하더라도 서로 다른 로케일입니다. 일본의 황실의 연호를 사용하는 캘린더 시스템이라던지 (천황이 사망이나 승계로 인해 새로운 연호가 반포되면 모든 소프트웨어, 인쇄물은 다시 재 발행되게 됩니다.), 한국의 서력을 사용하는 캘리더 외에, 음력이나 단기를 지원하는 기능 등은 모두 L10N에 해당된다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제화 I18N 준비화가 부족한 상태에서 지역화 L10N은 좋은 아키텍처를 갖기 힘듭니다. 즉, 소프트웨어/서비스 설계 시점부터 국제화 I18N 준비를 해야 공간을 마련해 놓아야 각 나라와 환경에 맞는 L10N 기능을 플러그인 할 수가 있습니다. 즉 I18N과 L10N이 조화롭게 합쳐져야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확보된다고 하겠습니다.

국제화와 지역화는 모두 언어의 해석 번역이 기본이 아니라 문화의 이해가 먼저 되어야 합니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그냥 어설프게 보이고, 그 어설픔이 제품/서비스의 품질 평가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왜 우리가 대륙의 물건들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평가를 하기 힘든지를 잘 되새겨 보시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하드웨어가 좋아도, 그 포장지와 설명서, 설명서에 적힌 안내 문구 하나 때문에 그 사용 전체를 포기하거나 거부한 경험이 다들 있으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다시 픽사의 ‘소울 Soul’ 예를 들어봅니다.

 

위의 장면은 소울의 주인공인 22의 수많은 멘토들의 이름표가 벽에 붙어 있는 장면입니다. 동서고금의 위인들의 이름표 중에 많은 한국분들 이름표도 보입니다. 이름표의 구성은 각 나라 언어로 인사말 (Hello, Bonjour, 안녕하세요 등)로 그 위인의 국적을 나타냅니다. 아브라함 링컨은 영어로, 쟌 다르크는 불어로, 공자는 중국어, 피카소는 스페인어로 인사말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뜻밖의 이름표를 발견한 게 있으니 바로 여성 최초의 노벨 화학상 물리학상 수상자인 퀴리부인이 등장합니다. 우리가 배운 바로는 퀴리부인은 프랑스 사람이죠. 남편 피에르 퀴리와 연구활동을 통해 노벨상을 수상하고 활약을 했는데, 퀴리부인의 이름표 인사말은 ‘폴란드어’로 되어 있습니다. 즉 픽사는 퀴리부인이 폴란드 출신임을 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디테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무리

변화는 적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쓰는 것은 픽사 영화가 왜 그렇게 좋은지 설명하는 많은 측면들 중 하나를 매우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의 영화가 관객들에게 이해가 되려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치열하고 치밀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시간을 투여하는 우리의 제품/서비스도 이렇게 치밀하고 치열해야 합니다. 단지 이 노력이 설계하는 첫날부터 있어야 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하지 못해도, 이곳은 국제화 대상이 되는 부분이라는 표식과 열린 설계구조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적절하게 플러그인을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기본 개발 파운데이션들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많지만, 제가 써보는 제품들에서는 많은 개선점이 보입니다. 사용자가 각자 다른 타임존에 존재하고 있을 때의 동기화 문제라던지, 로케일에 따른 숫자 표시, 리스트 박스 내의 정렬 순서 등 작지만, 세세하게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들 말입니다.

 

“나중에 하면 돼”, “그게 뭐 그리 지금 상황에 중요해”라고 우리 모두 이렇게 쉽게 말합니다. 좋은 PM이라면 오늘부터 이 부분에 승복하지 마십시오. 오늘 당장 해결하지 못하면, 더욱더 큰 눈덩이가 되어 기술 부채로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해결할 여력이 당장 없다면, 명확하게 로드맵에 넣고 사용자들에게 미리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사용자에게 우리도 이 부분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는 면에서 신뢰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여러분에게 응원이 될 수 있는 예를 한 가지 더 들어 봅니다. 인사이드 아웃이 2015년, 소울이 2021년에 나왔으니 6년이 지났네요. 인사이드 아웃에서 라일리 아빠가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사를 온 이유가 ‘스타트업’에 근무하기 위해 온 것임을 기억하시나요? 라일리 아빠가 샌프란시스코의 허름한 집에서 입고 있던 티셔츠에 표시된 본인의 스타트업 회사 ‘Brang’은 그동안 6년간 엄청난 성장과 성공을 이어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냐고요? 그 증거가 이번 영화 소울에서 잡혔거든요. 뉴욕 지하철 장면의 광고에 나왔답니다.

 

이런 면에서 다음 픽사 애니메이션에서는 소울에 나온 호호 만두집 호석이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 수도 있다는 기대도 해 봅니다.

 

PM/PO은 상황에 대처하는 변수의 축이 수십 개 수백 개가 될 정도로 많지요. 아마 오늘 이런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처음 접했다면 또다시 그 축의 개수가 몇 개, 몇십 개는 늘었을 겁니다. 그만큼 여러분의 제품/서비스의 잠재 고객이 늘어났고, 그것으로 인해 세상을 변하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늘었다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늘 여러분들의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김영욱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덕택에, 한국내에서 일본 후지쯔 Fujitsu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에 근무하면서 첨단 기술을 다룰 수 있는 행운을 가졌으며, 그 덕에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지 23년째로 현재 SAP 에서 프로덕트/프로그램 매니저로 즐겁고 행복하게 하루 하루를 지냅니다. 바스키아, 모네, 세잔을 좋아하고 고호가 살던 마을 산책하기를 취미로 합니다.